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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념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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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후기] 2022년 제33회 공인중개사 직장인 합격수기 제 직장은 부동산과는 별로 관련이 없지만, 개인적으로 부동산에 관심이 많아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야지 따야지 하고 4년쯤 전부터 생각만 해오고 있었는데요, 그러던 중 학교 다닐 때 이름도 자주 들어봤고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라는 컴필레이션 앨범도 같이 냈던 분이 10일컷으로 공인중개사 동차합격하셨다는 썰을 2년 전에 듣고 진짜로 준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나도 나름 서울대인데 로스쿨이 10일컷이라면 나는 회사 다니면서 3개월 정도 하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일단 2021년도 시험을 접수했는데요, 대학교 체육교양 수강신청보다 시험접수가 빡세다는 사실을 모른 채 접수 첫날 '퇴근할때쯤 해야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가 가까운 고사장에 빈 자리가 없어서 경기도민이 무려 대구광역시 달성군 왕선중..
[그냥일기] EVER GIVEN호 좌초와 이중화의 중요성 EVER GIVEN호가 장판파의 장비마냥 근 일주일째 수에즈 남쪽 운하를 가로막고 있었는데, (TMI : EVERGREEN 호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운영사가 에버그린이고 배 이름은 에버 기븐) 오늘 오후에 드디어 부양에 성공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물류통행이 즉시 재개되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63빌딩만한 배가 치받은 운하 제방 자리를 뒤처리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만일 EVER GIVEN 호가 운좋게 이스마일리아 근처에서 좌초하였다면, 물동량에 제한은 생기겠지만 옆에 하나 더 뚫려 있는 운하를 이용하여 통행하였으면 될 일이다. 재수없게도 운하가 이중으로 건설되지 않은 남쪽 운하에서 장판파를 시전해버려서, 운하 양방향 출입구는 물론 중간의 그레이트비터호에서도 수많은 화물선/유조선들이 대기해야..
[수불석권 프로젝트] (5) 불패의 신화 전대협 이야기 6년사 (전대협동우회) 1994년에 발간된 도서 '불패의 신화 전대협 이야기 6년사'는, 웬만한 도서관에는 비치되어 있지 않은 집단회고록 성격의 책이다. 이인영, 우상호, 임종석, 오영식, 송갑석 등의 거물급 정치인을 대거 배출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1기부터 6기까지의 각 기수가 모여 당시의 일화와 의미를 엮어내었다. 87년 ~ 92년 활동 후 93년부터는 한총련 체제로 넘어갔으니 전대협이 막을 내린 지 2년만에 스스로의 활동들을 평가한 것이다. 중고로 구매하니 노동운동하시는 듯한 분이(단결투쟁 조끼 착용) 본인이 직접 배송해주셨다. 가장 크게 느껴진 것은 진짜 당시 학생들은 공부할 시간 없었겠다는 것.'이 많은 행사를 다 챙긴다면 80~90년대 학생운동가들은 공부는 언제 하지?'라는 생각이 읽으면서 계속 들었다. 탈북자에 ..
[수불석권 프로젝트] (4) 반일 종족주의 (이영훈 등) 서울대학교 이영훈 교수 외 5인이 공동으로 집필한 반일 종족주의를 이제사 읽어봤다. 사실에 기반하지 않거나 근거가 부족한 국민의 반일 정서를 꼬집는 책이다. 이영훈 교수가 학교에서 여는 강의는 강성윤 교수의 정치경제입문 강의(맑스주의 경제학의 기본개념을 다룸)처럼 학생과 교수 간의 키배가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물론 십중팔구 교수의 완승으로 끝난다. 논쟁에서 패했다는 사실을 심리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학생들은 "교수와 제자 간 논쟁이라는 포맷 자체가, 특히 유교적 질서가 강한 한국에서는, 교수는 무리한 주장을 해도 제자가 수긍해야 하고 학생의 주장에 대해서는 교수가 끝도 없이 근거를 요구할 수 있으니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우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정신승리를 하곤 한다. 미성숙함의 정도가 더 큰 ..
[그냥일기] 일부러 느끼는 격세지감 '십몇년'이라고 하면 사실 긴 시간도 아닌 것 같고, 한 십이 년쯤 전이라고 하면 스마트폰도 그때 초창기긴 하지만 있었고, 같은 21세기고 해서 막 IMF나 새마을운동 같은 옛날 느낌이 아니라 "응 그래 그때" 정도로 인식되는 것 같다. 실상은 오늘과 2008년 금융위기의 간극이 2008년 금융위기와 IMF 외환위기 사이의 시간보다 긴데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시간의 흐름에 점점 무뎌지게 되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IMF때는 미취학아동이었고 2008년에는 고딩이었으니까. 성인은 계속 성인이고 더 진화할 데가 없다. 스스로 시간의 흐름에 무뎌지지 않고, 세상의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기 위해 상전벽해를 느끼게 하는 아래 기사들을 스크랩해 둔다. 2008년 9월 기사. 신인가수 미아, `폭발하는 가창력` (..
[수불석권 프로젝트] (3)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강양구 등) 일명 조국흑서라 불리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윤희숙 의원의 '정책의 배신'과 마찬가지로 공공도서관에서 비치하지 않는 책이라 하여 바로 구매했다. 요즘 진중권 교수 이상으로 말빨 폼이 올라오신 서민 교수를 포함해 5명이서 나누는 대담을 글로 옮겨 기록한 것이며, 미디어의 최근 변화, 팬덤정치화, 사모펀드와 꾸리꾸리한 자금들, 기득권이 되어버린 586세대 등을 논하고 있다. 일독을 강력 추천드린다만 시국이 하 수상하니 내 개인적인 견해는 아끼고, 책 본문의 내용 하나와 책 제목의 기원이 된 연설을 인용하며 글을 짧게 마친다. 진중권 : "노무현 정부에서 일했던 이 운동권 출신들의 문제가 뭐였냐면, 이 사람들이 자본주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국가와 사회는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가 ..
[그냥일기] 경제학도 1패... 하ㅋ 어제 2021 수능 한국사를 풀어보고 이건 일종의 한능검(한국인 능지 검사)이며, 이런 식으로 출제할거면 그냥 아예 한국사 과목을 폐지하는 게 낫다고 끄적였다. 어제의 의견을 철회한다. 지능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겠다. 구독자 24만 명 채널의 도발적인 썸네일이다. 지금은 댓글로 맹폭을 맞고 썸네일이 바뀌었다만 영상 내용은 똑같다. 무려 한국여성노동자회의 대표이신 이 분은 1. 애덤 스미스가 시스템을 설계했다. 2. 그 과정에서 집안일로써 수행되는 가사노동, 돌봄노동(모두가 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여성이 하는 일들)이 경제 영역에서 배제됐다. 3. 이렇게 세팅된 상황에 힘입어 우리 사회가 가사노동, 돌봄노동의 가치를 평가절하해 오고 있다. 라고 주장한다. 빵이나 썰어봤겠냐, 고기나 구워봤겠냐 등의 자극적..
[그냥일기] 능지 검사로 전락해버린 수능 한국사 너무 쉬운 2021년 수능 한국사 시험이 요즘 화제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페이스북에 20번 문제를 직접 포스팅하여 군불을 때고, 여러 인터넷 기사들이 보도하며 기름을 부었다. 나도 직접 풀어보니 15분 정도 걸리고 1문제를 틀려 48점이 나왔다. 국사 공부를 손에서 놓은 지 8년이 되었는데 절대평가제 때문에 1등급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등학교 한국사 교사들이 학생을 열심히 가르칠 이유가 있을까? 한국사 공부를 열심히 할 학생이 있을까? 8년만에 일반적인 센스로 푸는 사람도 1등급 나오는 마당에? 그럼에도 한국사는 수험생들 입장에서 엄청나게 중요한 과목이라고 하는데, 등급을 잘 맞아야 해서 중요한 과목인 게 아니라 한국사 과목 응시를 안 하면 해당 수험생의 전체 응시과목을 아예 무효화해버리..
[수불석권 프로젝트] (2) 정책의 배신 (윤희숙) 십 년도 더 전, 그러니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기도 전의 먼 옛날에, 디시인사이드 주식 갤러리에서 활동하시던 '둥글게'라는 분이 있었다. 매번 이 분이 관심을 갖거나 매수하는 종목은 무조건 폭락하는 신묘한 현상이 일어났다. 또 풋옵션을 사거나 하락에 배팅하는 경우 무조건 주가가 올라가는 기적이 일어났다. 거시경제 전망조차도 이를 피할 수 없었는데, 둥글게가 2009년 3월 위기론을 주장하자마자 코스피 지수가 그 달에만 20% 회복하는 기이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에 사람들은 둥글게를 '둥신'이라 부르며 둥신의 글을 더러 신탁이라고 불렀다. 신탁이 내려지면 사람들은 어떻게든 그 정반대로 행동하기 위해 애썼다. "얘 말(행동) 반대로만 하면 무조건 돈 번다"라는 이 밈은 10년 뒤에 '실전주식투자..
[수불석권 프로젝트] (1)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3 (박세길) 현 정치지도체제의 인물들, 회사 높으신 임원들, 소위 586의 행보가 도저히 이해되지 않아 이들의 청춘시대를 관통했던 학생운동사, NLPDR 등을 주제로 다룬 책들을 읽어본 적이 있다. 젊은 날의 가치관은 여생의 가치관을 결정한다고 보기에 이런 종류의 책을 읽으면 조금이나마 586의 입장이 되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단상에서였다. 그 책들에서 , 일명 '다현사'는 지금 정계 곳곳에 퍼져 있는 NL 계열이 이삼십년 전의 2학년, 3학년이던 시절 새내기들에게 일독을 권하는 책으로들 소개하길래, 가장 가까운 80년대를 다룬 3권을 직접 한번 읽어봤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은 역사서라는 명칭을 감당하기에는 좀 버겁고, 교양서적으로 부르는 것이 적당한 책이었다. 그러나 NL 집단이 왜 이 책을 90년대에 커리..
[그냥일기] 내집마련과 관련한 단상 (2020.11.03) 근거는 없다(뇌피셜). 내집마련을 위해 이리저리 집을 알아보면서 든 생각을 한줄씩 적어본다. - 2023년까지는 멸실주택이 신규공급보다 더 많지만 현 정부는 서울 시내 재건축/재개발을 계속 까다롭게 만들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3기 신도시가 성공할 수 없다. - 3기 신도시가 성공하려면 서울 집값이 내려가서는 안 된다. 중심부가 비싸야 주변부의 애매한 가격도 타당성을 얻는다. 민간 주도로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부동산시장에 공급되게 하느니 3기 신도시에 임대주택을 정부 주도로 공급하여 일종의 콜로니를 만드는 것이 현 정권 입장에서 유리하다. - 악기도 마찬가지지만 부동산은 비싸고 좋은 것 하나를 사는 게 값싼 비지떡 여러 개를 사는 것보다 낫다. 값싸게 좋은 것을 살 수는 없다. 그런 행운은 누리기 어렵다..
[그냥일기] LoL로 배우는 인문학 - Social Demarcations (사회적 구분) 안 그래도 오늘 아침에 꿀꿀한 글을 읽어서 기분이 안 좋던 차에, 동기 형이랑 점심먹다가 주고받은 이야기가 생각나 부활의 '잡념에 관하여'를 들으면서 한 줄 정리해본다. 최근 집살 준비를 하느라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 이것저것 알아보고 다니는데, "아 역시 사람은 끕 나누기를 좋아하는구나"를 대번 느꼈다. 무주택자에 대한 멸시는 말할 것도 없고 경기도에 등기치면 인생이 두 단계는 내려간다는 둥, 과천을 과일촌이라 부르는 둥, 심지어는 잠실을 파출부촌이라 비하하는 등;; 아주 난리도 아니다. 이러한 행위를 Social Demarcations (사회적 구분)이라고 하는데 인간의 본성이기에 세상 어느 분야에서나 찾아볼 수 있고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1. 구분선은 내 클라쓰보다 하위에 있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