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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념에 관하여/그냥일기

[그냥일기] EVER GIVEN호 좌초와 이중화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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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 GIVEN호가 장판파의 장비마냥 근 일주일째 수에즈 남쪽 운하를 가로막고 있었는데,

(TMI : EVERGREEN 호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운영사가 에버그린이고 배 이름은 에버 기븐)

 

오늘 오후에 드디어 부양에 성공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물류통행이 즉시 재개되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63빌딩만한 배가 치받은 운하 제방 자리를 뒤처리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만일 EVER GIVEN 호가 운좋게 이스마일리아 근처에서 좌초하였다면, 

 

물동량에 제한은 생기겠지만 옆에 하나 더 뚫려 있는 운하를 이용하여 통행하였으면 될 일이다.

 

재수없게도 운하가 이중으로 건설되지 않은 남쪽 운하에서 장판파를 시전해버려서,

 

운하 양방향 출입구는 물론 중간의 그레이트비터호에서도 수많은 화물선/유조선들이 대기해야만 했다.

 

 

 

세계경제가 커지면서 화물선은 배수량 20만 톤을 가뿐히 넘을 만큼 거대해졌는데,

 

파나마 운하의 이중화는 2016년, 수에즈 운하의 부분 이중화가 2015년에야 이루어졌다.

 

운하 통행이 허용되는 최대 크기(Suezmax, Panamax)에 간당간당한 배들이

 

아슬아슬하게 운하를 지나가면서도 이런 장판파 사태가 지금에서야 터졌다는 것이 오히려 놀랍다.

 

얼마나 많은 대형 컨테이너선 위의 항해사들이 운하 방벽과 배 사이의 좁은 틈을 보며 쫄깃한 맛을 느꼈을까?

 

 

 

365일 24/7 무중단 서비스 유지를 위한 시스템 이중화도 중요하지만,

 

길막 한번에 유가를 12%나 띄워버리는 수에즈 운하 역시 이중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금번 사건을 계기로 이집트 내에서도 수에즈 남쪽 운하의 이중화 추진여론이 탄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그레이트비터호 북쪽 물길만 2개로 뚫어놔봤자

 

금번과 같은 사태가 한번 더 발생하면 운하 전체가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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