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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념에 관하여/수불석권 프로젝트

[수불석권 프로젝트] (1)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3 (박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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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치지도체제의 인물들, 회사 높으신 임원들, 소위 586의 행보가 도저히 이해되지 않아 이들의 청춘시대를 관통했던 학생운동사, NLPDR 등을 주제로 다룬 책들을 읽어본 적이 있다. 젊은 날의 가치관은 여생의 가치관을 결정한다고 보기에 이런 종류의 책을 읽으면 조금이나마 586의 입장이 되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단상에서였다.

 

그 책들에서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1,2,3>, 일명 '다현사'는 지금 정계 곳곳에 퍼져 있는 NL 계열이 이삼십년 전의 2학년, 3학년이던 시절 새내기들에게 일독을 권하는 책으로들 소개하길래, 가장 가까운 80년대를 다룬 3권을 직접 한번 읽어봤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은 역사서라는 명칭을 감당하기에는 좀 버겁고, 교양서적으로 부르는 것이 적당한 책이었다. 그러나 NL 집단이 왜 이 책을 90년대에 커리에 포함시켰는지 충분히 이해될 만큼 저자의 어조에서 의기와 투지가 넘쳤으며, 반미투쟁과 민족주의에 입문시킬 만한 흡인력이 충분했다.

 

눈에 거슬리는, 선해하여 지금의 2030과 586의 세대차이라고 인식할 법한 구절 두 개를 소개한다.

 

"당시 사정을 보면 기층민중은 결사항전에 대한 의지는 있었으나 조직화되어 있지 않았다. 그리고 상황의 본질을 꿰뚫어볼 수 있는 충분한 의식을 갖추고 있지 못했다." p.68 (광주민중항쟁)

 

"그리하여 우리의 투쟁대열은 일부 집단이 아닌 전 민중의 것으로, 나아가 남북을 아우르는 전 민족차원의 것으로 확대, 발전되고 있는 것이다." p.362 (과거에서 미래로)

 

요즘 대학생이 이런 사상을 주변에 말하고 다녔다가는 선민의식 내지는 자의식과잉 취급당하고 말 것인데, 확실히 이 시대 학생운동하는 대학생은 뭔가 특별했나보다.

아니 특별한 것이 맞다. 전대협 - 한총련 - 한대련 - 대진연으로 이어지는 대학생총연합회 계보에서 특별대우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딱 전대협까지였다. 그 뒷세대들의 학생운동은 시대착오적인 삽질로 치부되기 일쑤였고 지금은 더하다.

 

김영삼과 김대중이 새천년 새정치를 준비하며 90년대 말에 맹위를 떨칠 때 '젊은 피 수혈론'에 입각해서 30대의 나이로 제도권 정치에 입성할 수 있었던 전대협 세대와, 전과자 될 것을 감수해가며 미래통합당의 선거운동을 방해하지 않고서는 대중의 관심과 눈길조차 끌지 못하는 대진연 세대를 비교해보면 학생운동이라는 키워드는 이제 확실히 박물관에 들어갔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다현사의 저자 박세길은 586세대가 제도권 정치 입성 후에 보여 온 행보에 염증을 느꼈는지, 2020년에 들어서는 학생운동을 함께 하던 전우에 대한 태도가 상당히 바뀌어 있음을 다음의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속칭 '귀족노조' 취급받는 현기차 대공장 노동자도 기득권으로 바라보게 될 만큼 작가의 시야가 변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다현사' 박세길의 일갈 "586세대 이제 딴 일 알아봐라"

[손우정의 人어뷰 ③] 그는 왜 프레임 혁명을 주장하나 "지금 세대교체 실패하면..."

www.ohmynews.com

오늘은 586 세대에 대해 노래한 밤섬해적단 한 곡 듣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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