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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념에 관하여/그냥일기

[그냥일기] 경제학도 1패... 하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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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2021 수능 한국사를 풀어보고 이건 일종의 한능검(한국인 능지 검사)이며, 이런 식으로 출제할거면 그냥 아예 한국사 과목을 폐지하는 게 낫다고 끄적였다.

어제의 의견을 철회한다. 지능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겠다.

구독자 24만 명 채널의 도발적인 썸네일이다. 지금은 댓글로 맹폭을 맞고 썸네일이 바뀌었다만 영상 내용은 똑같다.

 


무려 한국여성노동자회의 대표이신 이 분은
1. 애덤 스미스가 시스템을 설계했다.
2. 그 과정에서 집안일로써 수행되는 가사노동, 돌봄노동(모두가 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여성이 하는 일들)이 경제 영역에서 배제됐다.
3. 이렇게 세팅된 상황에 힘입어 우리 사회가 가사노동, 돌봄노동의 가치를 평가절하해 오고 있다.

라고 주장한다.

빵이나 썰어봤겠냐, 고기나 구워봤겠냐 등의 자극적인 표현은 차치하고 본인의 주장을 전개해나감에 있어 밑바탕이 되는 근거가 몽땅 다 사쿠라다.

애덤 스미스는 애초에 시장경제체제라는 시스템을 설계하거나 구현한 적이 없다. 그냥 그렇다는 사실(발간 당시에는 의견)을 본인의 저서《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을 통해 밝혔을 뿐이다. 시장경제체제의 핵심이 그 누구에 의해서 설계/구현/조정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시스템이 돌아간다는 것, 흔히 말하는 '보이지 않는 손'인데, 시스템의 설계와 세팅을 운운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애덤 스미스는 돌봄노동과 가사노동이 경제 영역에서 배제된다고 정한 적도, 말한 적도 없다.
영상 속 맥락을 보니 배 대표는 GDP를 계산할 때 통계에서 집안일이 빠지는 현실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건 집안일의 일종으로 진행되는 돌봄노동과 가사노동은 시장에서 교환(거래)되지 않기 때문인 것이지 애덤 스미스같은 누군가가 "여자들이나 하는 집안일은 경제도 아님ㅇㅇ"이라고 정했기 때문이 아니다.
돌봄노동과 가사노동도 시장에서 교환되면 GDP에 포함된다. 베이비시터, 세탁특공대, 청소연구소에서 일하시는 여성분들의 노동은 객관적인 시장가격과 거래량이 존재하기 때문에 GDP에 포함된다. 집안일이 무가치한 일이라면 애초에 세탁대행, 청소대행 시장이 생기는 것도 말이 안 된다.

GDP 계산에서 배제된다고 경제 영역에서 배제되는 것도 아니다. 집안일은 가계의 기회비용과도 직결된다.
영상의 내용대로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등교중지가 이어지며 돌봄의 니즈가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또 통계상 실직/퇴직을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겪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여성노동에 대한 차별이라는 결론으로 바로 이어지는 것은 어폐가 있다.
가령 아이가 있는 맞벌이부부 중 한쪽이 집안일과 돌봄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치자. 그러면 부부 간에 의사결정을 할 때 아내가 월 2,000 땡겨오는 의사고 남편이 월 200 회사원이라 할지라도 "집안일은 여자가 하는 거니까 자기가 일을 그만두고 돌봄에 전념해줬으면 좋겠어"라는 결론이 나올까? 그런 얘기를 꺼냈다간 남편 귀때기가 찢어질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회비용이고, 코로나19 상황에서 부부 중 누가 더 일을 내려놨을 때 포기해야 하는 가처분소득이 크느냐를 비교해보니 남편 쪽이 기회비용이 더 큰 경우가 빈번하다는 점이 통계에 반영된 것이다.
"그럼 그게 바로 남녀간 임금차별을 시사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집안일과 관련한 논점과는 무관하며, 임금차별이란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원칙이 위배되었을 때에 해당되는 것이지 동일 노동이 아닌 경우는 그렇지 않기에 딱 잘라서 차별이라고 할 수도 없다.

내가 잘못 생각했다. 능지 검사 확대시행해야 한다. 아니면 먹물 이상하게 들었는데 마침 자기주장하기 좋아하는 꾼들 다 사회에서 재교육해주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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