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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부린이일기

[부린이일기] 인천 계양 효성뉴서울1차 임장기 : 싼 건 이유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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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다주택자 목을 점점 죄여오는 주택정책의 문제도 있고 해서 공시지가 1억 이하의 싼 매물에도 눈이 가게 된다.

인천 계양에 갈 일이 있어 겸사겸사 임장한 효성뉴서울1차도 공시지가가 1억이 되지 않는 아파트이다.

 

기본적인 정보는 다음과 같다.

 

세대수 : 460세대

층수 : 5층

연식 : 36년차 (1985년 준공)

 

가장 가까운 역은 인천1호선 작전역이지만, 역세권은 전혀 아니다. 바로 옆에 효성초등학교와 효성중학교가 있다.

단지의 모양은 세로로 길쭉하게 생겼고, 남향으로 10개 동이 자리하고 있다.

산에 가장 가까운 동이 1동이고 가장 먼 동이 10동이다.

 

가격은 17평은 1억 남짓, 20평은 1억 4천 정도 된다. 평형은 17평/18평/20평/21평으로 서로 다르기 때문에 향후 재건축 추진 시 세대별 대지지분 관련 갈등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단지다.

 

리뷰를 보니 다들 공기 맑다고 너무 좋다고 한다.

호갱노노 리뷰는 무조건 부정적으로 읽어야 집주인들의 농간에 낚이지 않을 수 있는데, 이처럼 리뷰에서 공기 원툴을 주장하는 경우 산기슭에 있어서 겨울에 춥고 교통편이 안 좋다고 해석하고 임장을 떠났다.

 

계양구청부터 시작해서 효성뉴서울1차에 가려니 시간이 제법 걸린다. 

 

도보로는 근 1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마저도 770-1 간선버스는 감감무소식이고 588 지선버스를 타야 하는데 도보까지 치면 근 40분 가까이 걸린다. 왜 그런고 하고 봤더니 노선이 여러 단지를 ㄹ자 모양으로 빙빙 돌아가게 되어 있었다.

현재로서는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는 단지라 할 수 있다.

 

효성동 버스정류장에 내리니, 주변에 정말 뭐가 없다. 

 

약간의 음식점, 카페, 부동산, 의원급 병원, 안경점, 작은 헬스장, 당구장, 노래방, 로드샵 등 지방 소도시 시내 수준의 상권을 보유하고 있다.

 

산기슭임에도 올라가는 경사는 완만한 편이다.

올라가는데 주변에서 개가 낑낑거리는 소리가 나는 등 난리도 아니었다.

 

효성프라자 버스정류장에서 5분 정도 올라가니 보이는 단지 입구이다.

전면의 건물이 주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방문하는 상가건물로 보인다.

 

들어가보니 오래된 아파트라 주차장은 상당히 좁아보인다. 지하주차장은 당연히 없다. 

5층짜리 아파트라서 세대수에 한계가 있기 떄문에 이중삼중주차까지는 발생하지 않을 듯하지만, 주차장 면수 자체가 부족하고 동 간 간격이 좁은 편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도색을 한 번 했는지 외관은 36살된 아파트 치고는 제법 깨끗한 편이다.

초등학교/중학교와 단지 사이의 샛길을 밝히기 위한 조명도 눈에 띈다.

 

사실 이런 시민/시영/시범아파트 모양의 아파트는 70년대까지나 많이 지었지 80년대 중반에는 거의 짓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 생각이 틀렸나보다.

 

주민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공기 원툴이라길래 주변에 사람 없을 때 잠깐 마스크를 내려서 흐읍~ 하고 들이쉬어보니 과연 공기가 맑긴 맑다. 산공기 냄새가 참 좋았다.

 

도시가스 사용법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세월의 풍파를 맞은 채 세워져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도시가스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90년대 초반부터니까, 아마 이 아파트가 준공된 85년 당시에는 LNG가 난방용과 주방용으로 설치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었을 것이다. 

 

분리수거하는 곳은 제법 넓다. 

 

단지 내에는 놀이터가 2개 있다. 

첫번째로 본 놀이터는 시소와 그네 정도만 위치해 있고, 오래전 준공한 아파트의 놀이터답게 우레탄 바닥이 아닌 모래바닥으로 되어 있다.

그러고보니 요즘 아이들은 흙으로 두꺼비집을 만든다 하면 무슨 뜻인지 모르겠구나..

 

다 허물어져 가는 빨간벽돌 건물을 경로당으로 쓰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운영이 불가한 상황일 것이다.

 

어르신들이 담소를 나누는 데 사용하셨을 경로당 옆 테이블과 그 뒤로 보이는 초등학교 방향 샛길.

 

효성초등학교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폐쇄되어 있지만, 단지에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효성초등학교 후문이 단지 내에 있다. 

 

효성중학교

중학교도 단지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어 등교하기에는 편하지만, 학군을 따진다면 등교편의성보다 중요한 고려요소가 많다.

 

효성뉴서울1차의 특이한 점은 주차되어 있는 개인택시가 정말 많았다는 것이다.

야간운행을 아직 나가시지 않은, 또는 오늘 운행을 하지 않는 개인택시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내 생각으로는 인천의 택시기사님들이 많이들 거주하시는 곳이 바로 효성뉴서울1차가 아닐까싶다.

 

위치상 차량이 반드시 필요한 입지이기 때문에, 자식들 다 독립시키신 개인택시 기사님들이 사모님과 둘이서 오붓하게 살기에는 좋을 듯하다.

 

놀이터 2. 시소와 그네에 더해 목마가 있다.

 

놀이터 그네로 장난 한 번 쳐봤다..ㅎㅎ

 

낡고 녹슨 기본난간을 떼어내 버리고 새롭게 공사한 세대가 눈에 띈다.

남향 거실 기준 4층이나 5층은 채광이 제법 잘 될 것으로 보인다.

 

단지 바로 뒷편은 등산로가 있고, 약간의 세모 모양 자투리 땅은 텃밭으로 조성되어 있었다. 자투리 땅만 지목이 '전'으로 분류되어 있다.

 

뒷산은 해발 300m가 좀 안 되고 운동삼아 올라가기 딱 좋은 높이다.

 

잠깐 뒷산을 10분 정도 구경하러 돌아다녔는데 그 사이에 어르신들이 등산복을 입고 올라가는 게 보였다.

화요일 낮 잠깐의 임장인데 4분이나 올라가신 걸 보면 주민들의 주거만족도에 상당히 기여를 많이 하는 뒷산인 것으로 추정된다.

 

경사는 완만한 편이다.

 

단지를 돌아다니면서 마주친 주민들은 외견상 대부분 노년층에 일부 중년층이었고, 젊은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잘 되려면 젊고 재산권에 관심이 많고 소득이 높은 사람들로 손바꿈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런 오래된 아파트는 재건축 목적으로 매수하더라도 실입주를 안하고 세를 놓고 지낸다.

특히 효성뉴서울1차는 주택 수에 합산도 안되는 공시지가 1억 미만 매물이기 때문에 더더욱이 단지를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는 집주인 연령대 추정이 어렵다.

 

효성뉴서울1차 17평형 (1동 ~ 4동)

효성뉴서울은 세대별 평형차이가 대단히 지저분하게 되어 있는데, 같은 17평형 아파트라 할지라도 소숫점 이하 평형에서 차이가 나는 문제가 있다.

1동부터 4동까지의 200세대는 17평형으로, 이 중 1동은 공급면적이 56.4㎡, 2~4동은 58.5㎡이다.

 

효성뉴서울1차 5동, 8동 (18평형, 20평형 혼재)

5동과 8동은 희한한데, 18평형 (공급면적 61.4㎡)과 20평형 (공급면적 67.4㎡)이 혼재되어있다.

 

7동은 18평형이다.

 

9동은 20평형.

 

효성뉴서울 1차 21평형 (6동, 10동)

6동과 나오는 길에 까먹고 안 찍은 10동은 21평형 (공급면적 70.5㎡)으로 되어 있다.

 

17평형 세대가 200세대, 18평형 세대가 90세대, 20평형 세대가 100세대, 21평형 세대가 70세대 있고, 이들 소유주 사이의 대지지분 차이에 따른 재건축분담금 및 세대배정 등이 재건축의 매 단계마다 핫이슈로 자리할 확률이 매우 높다.

 

또한 공시지가 1억 미만의 값싼 아파트이기 때문에 세대별 분담금을 많이 내기 어려운 집주인도 꽤 있다고 봐야한다. 여차여차 460세대가 각 2억씩만 갹출한다 하더라도 벌써 집값의 2배나 지출하는 셈이 된다. 

 

호갱노노 후기를 보니 노인분들이 많이 사신다고 하는데, 그 분들이 만약 세입자가 아닌 실소유주라면 재건축은 정말로 어렵다. 뒷산 다니고 앞에 상가 마실 다니면서 그냥 여생 보내지 뭐 하는 스탠스를 취할 확률이 높지, 굳이 재건축이 이뤄지는 그 몇 년간 다른 곳에 터잡아 살아가며 버티기로 결정하실 확률은 높지 않다.

 

 

계양구청에서 공시하는 주택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구역들이다. 분명 효성뉴서울1차아파트구역도 지정은 되어 있으나, 잘 추진이 되고 있지는 않다.

 

효성뉴서울1차 재건축을 위한 입주자용 카페이다. 1세대 1가입자만 받고 있다는 카페인데 460세대 중 회원이 고작 105명밖에 되지 않는다. 재건축에 동의하는 소유주가 최소 345세대에서는 나와줘야 하는데 이래서야 진행이 어렵다.

 

5년 전 기사를 보니 동의서 75%를 징구 완료하여 재건축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고 했는데, 카페가입을 못해서 글을 하나하나 읽어볼 수는 없으나 입주자들이 올린 글의 제목들을 보건대 조합 설립이 아직 되지 않은 것 같다.

- 올해 안에 조합 설립되긴 하나요 (2020.11.03)

- 신탁 동의서 언제쯤..? (2020.12.09)

 

경사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교통이 좋지도 않고, 학군이 있지도 않고, 기본 평수가 넓지도 않고, 근처 상업시설이 발달할 것도 아니고 해서 재건축을 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크게 오르기는 어렵다. 

 

옆 두산 아파트를 넘어가면 대규모의 재개발이 이루어질 예정이기는 하나 물리적으로 효성뉴서울1차와는 거리가 있어서 호재빨을 받기도 어렵다.

 

5층짜리라 리모델링할 만한 아파트는 아니기 때문에 결국 녹물과 주차난 속에서 10년 정도는 더 푹 삭게 되지 않을까 싶은 그런 아파트였다. 역시 싼 건 싼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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