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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주린이일기

[주린이일기] 6월 및 7월 미국주식 복기 - 레버리지 안 낀 ETF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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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실물경제와 자산시장 사이의 괴리가 벌어진 올 한 해를 되돌아보다가 6월 및 7월에 써둔 미국주식 관련 일기가 있어 공유해 본다.

 

USLV, TQQQ, SQQQ 매매 실패의 교훈 (2020.06.25)

- USLV : 알못 상품/자산을 확신에 찬 단견으로 매매하지 말자

- TQQQ : 아무리 우상향을 확신할 수 있는 미국이라 해도 레버리지 리스크 관리는 잘하자

- SQQQ : 가장 단단한 바위에 맞서지 말자. 아무리 그 순간 달콤해보이는 상품/자산이라 하더라도 평균적으로 승산이 낮다면 하지 말자 (곱버스/닥버스 들고 있던 날이 개별주/순방향인덱스 들고있던 날보다 긴 건 확실히 문제가 있다.)

 

(2020.07.13)

- 투자에서 가오잡고 언더독 행세하다가는 그냥 X되는구나.

- 연준이 개도국과 미래후손을 희생시키기로, 자산가치를 쓰레기로 만들기보다 돈의 가치를 쓰레기로 만들기로 결정했을 때 깨달아야 했다.

- 내 자산가치가 펑펑 터져나가는 걸 용납할 자본가와 소시민은 없다. 설령 여기서 하락사이클이 오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할지라도, 정치적인 방법을 쓰든 숏친 사람을 어떻게 해버리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실현을 막고 싶어할 테다.

- 말꼬리 뒤의 파리가 되어야지 광야의 선지자가 될 필요가 없다. 일신의 영달이 (투자의) 목표이지 메시아 오실 때를 정확히 맞히는 게 (투자의 목표가) 아니니까.

- 이러한 고로 적립식 분할매수라면 지금부터 개시해도 될 듯하다.

 

 

 

나는 작년 하반기부터 2월 정도까지 금/은에 투자해오고 있었고, 올해 초부터는 나스닥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인 TQQQ를 적립매수해오고 있었다. 그러다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2월부터 나스닥, 금/은 등 모든 시장이 붕괴하며 참교육을 당한 바 있다. 심지어 이때에는 얼마나 귀금속에 투기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확신을 했던지 안 그래도 변동성이 큰 은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 USLV를 사놓은 상태였다.

 

비관주의의 아이콘 윌스미스 아들

그 뒤로 2월 말~3월 초에 즉시 태세변환하여 약세장 투자자, 비관론자가 되었다. 응당 세계경제가 더 무너질 것이라 생각했는지, 아니면 '더 무너져야 돼' 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투자에 사실명제가 아닌 당위명제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필패하는데도.

약세장 투자는 심리적인 중독성이 있다. 작년과 재작년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남들 다 잃을때 KODEX 200선물인버스2X, 속칭 곱버스로 돈을 따 본 짜릿한 기억이 있다보니, 그때의 경험이 전지구적 대폭락 시대에 다시 플래시백으로 내게 나타난 것이다.

결국 딱 저 3월 초의 타이밍에 나스닥 지수를 3배로 역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인 SQQQ를 소액 매수했다가 3월부터 시작된 엄청난 유동성 공세에 또 한번 참교육을 당하고 말았다.

 

미국주식은 자산 내 비중이 낮아 손절하고 '칵 퉤' 하면 그만이었지만 다른 시장도 난리 아닌 난리였다.

그때 국내/해외주식부터 가상화폐까지 모든 자산시장이 한순간에 엄청난 급락을 겪었는데, 특히 가상화폐 시장에서 느낌이 쌔해 전부 다 KRW로 바꿔놔서 천만다행이었지 만약 매수된 상황이었으면 반토막으로 수천만원이 그냥 날아갈 뻔했다. 나스닥보다 한 박자 느리게 폭락의 여파가 가상화폐 시장에 미친 덕분에 다행히 낌새를 파악하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지금이야 불장이 와버려서 비트코인이 2,000만원을 넘겼지만 이 때에는 1,100만원대에서 600만원 밑으로 지하실구경하고 왔던 말도 안되는 때였다.

 

자기반성을 해본 결과 문제는 자기자본의 부족을 커버하기 위해 늘 레버리지 상품을 사버렸다는 점이다. 

레버리지 상품을 사니까 진득하게 기다릴 수가 없다. 확신이 있어도 그 확신을 철회하는 것을 강한 손실률이 먼저 도와주며, 그걸 버텨내면 Volatility Drag가 새로운 확신철회의 명분이 되어 결국 손절하도록 만든다.결국 적립식으로 매수할 거면 차라리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주기별 투입자본을 늘려서라도 레버리지 안 낀 ETF를 사는 게 낫지, 괜히 3X니 2X니 추종하는 ETF를 취급할 필요는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진짜 사고싶은 나스닥개별주 없으면, 그냥 VOO IVV SPY같은 거나 사서 모아야지.

 

그리고 약세장 투자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그냥 하지 않기로 했다. 앙드레 코스톨라니도 젊은 시절에는 약세장 투자에 맛들려서 돈도 땄다가 잃었다가 했다지만, 어쨌든 자본주의의 커다란 흐름상 장기적으로는 기업도 커나가고 시장도 커나간다. 기왕에 미국주식을 할거면 타이밍을 언제라고 딱 맞추지 못해도 마음 편한 투자가 낫다.

 

말꼬리 뒤의 파리가 되어야지 광야의 선지자가 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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