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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신혼여행

[하와이 신혼여행] 빅아일랜드 가볼만한곳 - (2) 마우나 케아 천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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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자유여행을, 또는 신혼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참고가 될 수 있도록 빅아일랜드의 가볼만한 곳들을 하나하나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1편이 궁금하다면?

 

[하와이 신혼여행] 빅아일랜드 가볼만한곳 - (1)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

지난달 신혼여행으로 하와이를 다녀왔습니다! (벌써 다시 하와이로 돌아가고 싶음ㅠ) 호놀룰루 국제공항이 있고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섬 오아후와, 제일 젊은 섬이자 제일 큰 섬인 빅아일랜드(

insanerattles.tistory.com

 

두번째 추천드릴 곳은 마우나 케아 천문대입니다.

(2) 마우나 케아 천문대

 

하와이의 빅아일랜드(하와이 섬)에는 커다란 산이 2개 있는데요, 얼마 전에 크게 분화한 마우나 로아(Mauna Loa)와 오늘 보여드릴 마우나 케아(Mauna Kea)입니다.

 

마우나 케아는 마우나 로아 및 그 옆의 킬라우에아와는 달리 오랜 기간 휴화산이었으므로 '혹시 폭발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마우나 케아는 천체관측하기 최적의 환경이라 세계 각국에서 앞장서서 천문대를 설치해 놔서 이것들만 둘러봐도 장관이지만 그 외에도

 

1. 멋진 일몰 구경 가능 

 

높이가 4,200미터나 되는 높은 산이기 때문에, 정상에서는 해가 지평선으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내 발 아래 구름 속으로 숨는 일몰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2. 빛공해 없이 수많은 별을 구경 가능

 

천문대가 있기 때문에 별 관측에 방해되는 주변의 빛은 금지되며 심지어 차량의 헤드라이트까지 통제됩니다.

시력이 좋으신 분들은 플레이아데스 성단 같은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천체들도 맨눈으로 구경하실 수 있습니다.

 

 

사실 첫번째 빅아일랜드 여행을 고려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마우나 케아는 무조건 간다! 는 생각을 하실 듯해서, 

 

이번 글은 "마우나 케아 간다!" 했을 때 몇가지 결정해야 하는 사항에 대한 제 의견 위주로 써보려 합니다.

 

 

1) 직접 정상까지 이동 VS 투어차량으로 이동

해발 4,200미터의 마우나 케아 정상까지는 반드시 4륜구동 차량이 있어야만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2,800미터 지점의 오니즈카 방문센터(Onizuka Center)부터 정상 천문대까지 올라가는 구간(위 그림의 붉은 선)이 비포장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기술적 또는 환경적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비포장인 것은 아닙니다. 막상 천문대 앞까지 가보면 거기부터는 도로가 잘 포장되어 있습니다.

 

투어용 밴이나 4WD SUV 등 진입가능한 차량의 범주를 최소화함으로써 마우나 케아의 자연환경을 보호하려는 의도라고 합니다.

 

비포장에 경사도 상당한데 가드레일도 군데군데 없다보니 까딱하면 뚝떨입니다.

 

4륜구동 차량이라고 해서 대충 운전할 수 없습니다.

 

2011년 9월 촬영, Google 로드맵 이미지

 

그래서 2,800미터 지점의 방문센터에 가면 '여기부터는 뭔 일 생겨도 니 책임임 ㅅㄱ' 이런 표지판이 붙어 있습니다.

 

2륜 세단 렌트했는데 'ㅇㅋ 내 책임으로 더 올라감 ㅇㅇ' 하시면 안 됩니다. 방문센터를 넘어 비포장 구간에 진입하려고 하면 레인저들이 와서 막습니다. (2륜 SUV면 눈속임할 수 있을지도...)

 

"난 운전 잘해서 2륜으로도 자신있다!" 하시는 분들은... 권하지는 않지만 레인저가 안 볼때 또는 레인저 퇴근시간 이후에 올라가셔야 할 겁니다. 계속되는 경사로에 기름통이 버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이렇다보니 애당초 빅아일랜드에 와서 차종을 4륜구동 SUV로 렌트하는 게 아니면 마우나케아 정상까지는 투어를 예약해야만 갈 수 있습니다. 

 

직접 가고싶다면 컨버터블 뚜껑열리는 머스탱 이런건 양보해야 되지요. 아니면 이 날만을 위해서 차를 바꿔 빌리거나...

 

저는 직접 가려다가 여행사 사정으로 렌트카 예약이 꼬여서 4륜을 구하지 못해 급하게 투어를 예약한 케이스이지만, 그래도 투어를 추천합니다. 

 

어차피 하루(정확히는 반일 정도)밖에 안 가는 마우나 케아이기 때문에, 굳이 SUV를 엄청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 일정 하나 때문에 머스탱을 버리고 4륜 SUV를 렌트하기는 좀 아깝습니다.

 

빅아일랜드를 가신다면 5일 내외로 계획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머지 일정에는 하와이 공기도 맑으니 시원하게 컨버터블 세단으로 즐기시고 그냥 투어로 깔끔하게 갔다오는 게 제 생각에는 더 나은 것 같습니다.

 

비포장 운전 스트레스도 없구요.

 

저는 투어 비용은 세금 포함해서 인당 270불 정도 지출하였었습니다. (2022년 11월 기준)

 

현지에서 예정에 없던 투어 예약을 급하게 한 것이다보니 한국어로 검색해서 나오는 예약 자리는 하나도 안 남아있었는데요,

 

영어로 검색하면 훨씬 많은 업체들이 나옵니다. 11월 기준 이틀 뒤의 일정도 온라인 예약할 자리가 많이 남아있었습니다.

 

투어업체의 위치. Taiko-bo-(たいこうぼう)는 낚시로 유명한 태공망 강상(강태공)이란 뜻인데.. 왜 이름에 넣었지

제가 이용한 투어 업체는 Taikobo Hawaii 라는 곳으로, 일본인 분들이 운영하시는 곳입니다.

 

코나공항에서도 가깝고, 저희의 경우는 투어 픽업위치가 전날 숙박한 카일루아-코나에서 가까웠기 때문에 선택했습니다.

 

투어업체에 가보니 영어이름 John이란 일본 가이드께서 운전 및 안내를 해주신다고 하였습니다.

 

일본인의 영어실력에 대한 제 선입견과는 달리, John은 매우 영어가 유창하고 또 하와이에 대해 박식하신 가이드였습니다.

 

 

2) 방문센터까지만 가도 충분하다 VS 정상 천문대 찍어야 한다

 

요즘 환율 기준으로 인당 30만원~35만원에 달하는 투어 비용이 좀 아깝게 느껴지시거나, 4륜차량을 빌리지 않으신 분들은 "그냥 마우나 케아 방문센터까지만 직접 운전해서 갈까?" 하는 생각이 한번쯤 드실 것 같은데요,

 

저는 35만원의 값어치는 충분히 한다고 봅니다.

 

투어 업체 예약하면 정상까지 운전만 해주고 설명만 해주는 게 아니라 웬만한 간식거리, 추위를 녹이는 핫초코가 모두 구비돼 있고, 업체에 따라서는 라자냐 같은 식사거리도 줍니다.

 

밤에 별 보러 갈 때는 가이드가 따로 들고다니는 설치형 망원경으로 목성 토성도 보여줍니다.

 

기왕 가는 거 천문대까지 찍고 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방문센터까지 간 풍경과 그 뒤의 천문대까지 간 풍경을 비교해서 사진으로 보여드립니다.

 

 

오니즈카 방문센터 (Onizuka Center)

해발 2,800미터의 오니즈카 방문센터입니다.

 

이 정도만 올라와도 상당히 춥습니다. 반팔로는 못 버티고 최소 후드나 패딩이 필요합니다.

 

건물 내 기념품점에서 셔츠와 모자 등을 파는데, 여기서 비니를 한 개씩 산 게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와이프는 생각보다 비싸다고 안 사려 한 것을 그냥 제가 사자고 해서 샀는데, 더욱 추운 정상에서 유용하게 써먹었습니다. 없었으면 귀때기 떨어질 뻔 했습니다.

 

한번에 급작스럽게 고도를 높이면 고산병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보통은 방문센터에서 화장실도 들르고 이것저것 먹고 마시면서 몸이 적응할 때까지 40분 정도는 있다가 올라갑니다.

 

직접 운전해 가시는 분들도 여기서 여유롭게 시간을 가진 후에 다시 출발하셔야 몸에 무리가 없습니다.

 

 

천문대

천문대 쪽으로 계속 올라가면 식물이 아예 보이지 않는 황무지가 나타납니다.

 

지구라기보다는 마션 같은 영화에 나오는 외계행성 같습니다.

 

'화성'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흡사하지 않나요?ㅎㅎ

 

가이드 John에 따르면, 실제로 NASA에서 60여년 전 달 탐사를 준비할 때 월면차량의 운용방법을 여기서 연습했다고 합니다.

 

(TMI) 끝까지 올라오면, 천문대 근처의 언덕 하나에 걸어서만 갈 수 있는 길이 나 있습니다.

 

신성시되는 제단입니다.

 

하와이 원주민들에게 뜻깊은 장소이므로 관광객들이 함부로 접근할 수 없게끔 되어 있다고 합니다.

 

저 지점뿐만 아니라 마우나 케아 자체가 원주민에게 있어 신성한 산이라서, 감히 산에다가 공사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천문대가 들어오는 것조차 수많은 사회적 갈등과 논란 끝에 겨우 건설한 것이라고 합니다.

 

정상 천문대 근처에는 다시 포장도로가 있습니다.

 

 

천문대에서 이렇게 멋진 일몰을 보실 수 있습니다.

 

직접 4륜을 몰고 올라오신 분들은 해가 떨어지는 타이밍을 노려서 사진을 잔뜩 찍고 가시는 것 같습니다.

 

빨간색 지프 랭글러 같은 것을 빌려서 지붕에 앉혀 놓고 인생샷 나올 때까지 찍어준다거나...

 

 

다만 정상까지 가신다면 사람에 따라서 유의하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고산병입니다.

 

고산병은 통상 해발 3,000미터에서 4,000미터 사이의 산에 올라갈 때 누구나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조금씩 경험한다고 합니다.

 

저도 방문센터까지는 괜찮았는데, 정상에 도착하니 약간의 어지러움과 머리가 잘 안 돌아가는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투어 예약으로 가니 좋았던 게, 이런 상황에 대비할 수 있게끔 가이드가 산소 봄베를 차량 내 준비하여 다닙니다.

 

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검지손가락 산소포화도 측정기로 재 보니 65%가 나왔습니다. 가이드 John이 상당히 낮은 수치라고 합니다.

 

그날 같이 투어했던 미국인 커플과 제 와이프도 재 봤는데 80% 정도가 나왔습니다. 이 정도 나와야 보통이라고 합니다.

 

 

신기하게도 마스크 착용 후 2~3분이 지나자, 산소포화도 측정값이 99%로 올라갔습니다.

 

뇌가 다시 팽팽 돌아가는 기분이 들었는데, 15분 정도 지나자 다시 좀 어지럽길래 한번 더 3분 정도 마스크를 이용했습니다.

 

고산병은 약이 없고 그냥 하산하는 게 약이라고 합니다. 

 

그럴 분들은 안 계시겠지만, 별을 보는 게 제일 중요하고 나머지 풍경은 아예 관심없다 하시면 천문대까지 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왜냐하면 천문대에서는 일몰시간 직후 별이 채 뜨기도 전에 방문차량들이 천문대 지점으로부터 하산하도록 통제하기 때문입니다.

 

차량의 헤드라이트가 천문대에서 야간에 천체를 관측하는 데에 방해가 된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일몰 후 10분 이내에 천문대 주차장을 뜨지 않으면 레인저들이 와서 쫓아냅니다.

 

 

3) 한겨울용 파카를 챙겨가야 한다 VS 캐리어 공간이 없다

 

이것의 정체는 말아놓은 파카입니다.

 

투어 업체에서 준비해준 건데, 방문센터에서 이제부터는 더 올라가면 추우니까 입으라고 나눠줬습니다.

 

아마 같은 사이즈로 기내용 캐리어에 넣었다면 반 이상 공간을 차지했을 겁니다. 

 

겨울에 출발하시는 분들은 인천공항까지 입고 가시면 되니까 상관없지만 봄이나 여름에 출발하시는 분들은 고민이 되실 겁니다. 나머지 옷들은 전부 반팔 반바지라 몇 벌을 넣어도 공간이 남는데 딱 마우나 케아 가는 날만을 위해 빈 자리를 소진하자니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방한복이 아예 없으면 마우나 케아 방문센터에서부터도 벌써 추우실 겁니다. 정상에서는 차량 히터 가동해놓고 한 발짝도 내리기 어렵습니다.

 

 

 

Mauna Kea Weather Forecast (4205m)

Wednesday 21

www.mountain-forecast.com

 

기본적으로 정상은 기온이 영하라고 보시면 되고, 풍속에 따라서는 체감온도가 -20℃나 됩니다. 얇은 바람막이 정도로는 밖에서 10분도 있기 어렵습니다.

 

장갑, 비니모자 또는 귀덮개도 부피가 작으니까 챙겨가시는 게 좋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기내용 캐리어를 위탁용 캐리어에 넣고 웬만한 짐은 다 기내용 캐리어에, 그리고 막 입던 오래된 방한복을 기내용과 위탁용 사이의 틈에 넣어서 가져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등에 매는 큰 백팩을 기내반입을 하면 웬만한 짐은 해결됩니다. 이러고도 모자라다 싶으면 그냥 위탁용 캐리어 2개를 가져가야 합니다.

 

어차피 하와이를 신혼여행으로 가게 되면 1인당 캐리어 1개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위탁용 캐리어 1개만 가져간다 하더라도 현지에서 캐리어 1개를 더 사야 합니다. (ROSS에서 캐리어 싸게 살 수 있음)

 

해가 지면 투어 차량이 방문센터 지점까지 내려와서 가이드가 별을 보여줍니다.

 

북극성의 위치를 찾는 방법부터 시작해서 12개 별자리(Zodiac), 그 외에 유명한 별자리들을 쭉 설명해주고 추위를 녹일 수 있게 핫초코도 한 잔씩 타줍니다.

 

4.2광년 위치의 가장 가까운 별 프록시마, 230만 광년 위치의 안드로메다 은하 등을 설명하면서 우주의 압도적인 스케일을 느껴보라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좀 더 크게 볼 수 있게끔 망원경을 꺼내서 한 사람씩 천체를 구경시켜 줍니다.

 

직접 육안으로 토성의 고리, 목성의 줄무늬와 그 옆의 큰 위성(갈릴레오 4대 위성)을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출발 전에 미리 예약 안하고 그냥 도착해서 현지에서 투어를 예약하실 분들은 Mauna Kea Stargazing Tour & Summit Sunset 으로 검색하시면 업체들이 쭉 나옵니다.

 

그 중에 픽업장소 등을 고려하여 동선이 용이한 곳을 선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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