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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부린이일기

[부린이일기] 신도림 우성5차 임장기 : 끌려다니는 리모델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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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천에 캐치볼하러 가는 김에 주변 아파트를 좀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그 중 약간 특이한 물건이 있어 공유드립니다.

신도림 우성5차아파트입니다.

 

신도림 우성 5차 아파트는 94년 12월 준공된 구축아파트입니다.

 

2호선 까치산행 분기선의 도림천역 역세권에 있으며

 

신도림역도 10분 ~ 15분 정도 걸으면 도달할 수 있는 위치입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가깝고

 

개천을 2개나 끼고 있어 산책하기에도 좋습니다.

 

다만 왼쪽 안양천변에 구로 방향으로 산업시설이 밀집되어 있고

 

도림천역사를 포함한 낡은 시설물들이 군데군데 자리잡고 있어

 

약간 을씨년스럽고 묘한 분위기가 납니다.

 

 

신도림 우성 시리즈는 1차, 2차, 3차, 5차로 총 4개 단지가 있습니다.

 

4차가 왜 없냐면, 신도림 우성 시리즈가 준공된 90년대 초반까지는

 

대한민국 건설업계에 '4자 금기'가 영향력을 미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비슷한 시기에 준공된 1기 신도시 아파트들도 대부분 '4차' 또는 '4단지'가 없습니다.

 

신도림 우성 시리즈 중 큰 길을 끼지 않은 단지는 5차 뿐입니다.

 

신도림 우성 5차의 가장 큰 특징은 한 동짜리 아파트라는 것입니다.

 

저기 사진에 보이는 '생태숲마을 우성 501' 이 신도림 우성 5차의 전부입니다.

 

그러면서도 타 단지와는 동간 거리가 가까운 편이라,

 

언뜻 보기에는 같은 아파트 단지처럼 보입니다.

 

 

두번째 특징으로는, 올해 28년차로 곧 있으면 재건축연한은 달성하게 되는데에 반해

 

이미 용적률이 237%에 달하는데다 세대 수가 150세대 남짓밖에 안 되어

 

재건축사업성이 전무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용적률 측면에서 종상향 특혜(500%까지)를 받으면 못할 것도 없겠습니다만,

 

재건축의 ㅈ만 나와도 눈치보기 급급한 서울시에서 쉽게 용적률 특혜를 내줄 리가 없습니다.

 

또 9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라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결국 5차는 새집에서 살고 싶으면 앉으나서나 자나깨나 리모델링에 매달려야 하는 것입니다.

 

특징 세번째, 가로로 엄청나게 긴 복도식 아파트라는 점입니다.

 

층은 11층까지 있는데 호수는 16호까지 있어 세로보다 가로로 더 길고

 

마치 대치 은마아파트를 연상케 합니다.

(값은 물론 비교하기 어렵지만...)

 

신도림우성5차가 리모델링사업을 진행시켜 계단식으로 바꿀 경우

 

각 세대가 기나긴 복도 연면적만큼은 꿀꺽할 수 있습니다.

 

네번째로 90년대 아파트의 고질적인 문제점, 주차난입니다.

 

단지 부지 자체가 워낙 좁은데다, 지하주차장이 있으나 회차로도 없을 만큼 좁고

 

인접한 3단지와도 동간 거리가 짧아서 주차할 곳이 너무 적습니다.

 

이런 이중삼중 주차로 인한 생활고는 90년대에 준공된 아파트에서 흔히 나타나는 일로

 

최근의 리모델링 열풍과 리모델링 추진파의 목소리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됩니다.

 

 

 

이러한 특징을 감안하면서 신도림우성5차의 리모델링 사업성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주된 목적은

 

1. 각 세대 평수를 늘리고

2. 평면을 4베이나 3베이 등 좋은 평면으로 바꾸고

3. 지하주차장을 대폭 늘리고

4. 편의시설과 커뮤니티시설을 확충한다

 

입니다.

 

그런데 2번 목적, 좋은 평면을 얻기 위해서는

 

각 동을 가로로 확장하거나 아니면 별동을 지어 일부 세대를 이전시켜야 합니다.

 

왜냐하면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대부분의 단지는 복도식 아파트를 계단식으로 바꾸는 것인데,

 

그 어떤 세대도 이전하지 않고 가로로 확장도 안 하고 별동도 짓지 않는다면

 

각 세대가 추가로 얻게 될 평면은 오로지 각 세대 앞 복도 부분만큼의 면적만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절대 좋은 평면이 나오지 않습니다.

 

채광이 잘 되는 3베이 4베이가 되려면 가로로 넓어야 하는데, 각 세대가 복도만큼만 확장되면 세로로 길어집니다.

출처 : 유튜브 해링턴튜브 채널

이러면 채광에도 문제가 있을뿐만 아니라 동일 평수 대비 공간 활용도가 많이 떨어집니다.

 

흔히 말하는 '동굴형 아파트' 가 바로 이런 도면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신도림우성5차는 일부 조합원 세대들을 이전시켜 3베이 4베이 평면을 도모하고 싶어도

 

별동을 지을 공간도 없고 가로로 확장할 수도 없다는 점입니다.

 

3차아파트 방향으로 얼마간의 여유가 있으나 세로 방향인데다 거기는 지하주차장을 위해 남겨놔야 하는 땅입니다.

 

거기다 별동을 또 지으면 그냥 단지가 구룡성채가 되어버릴 뿐만 아니라 건축심의 허가도 나지 않습니다.

 

가로로는 도로와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빼면 이미 단지 부지의 최대한계치까지 땡겨 쓴 상황이라 확장이 안 됩니다.

 

결국 단독으로 리모델링을 했다가는 5차는 동굴형 아파트를 피할 수 없습니다.

 

옆 단지에 숟가락을 얹어서 같이 가야만 하는 형국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전후사정과 내막이 언젠가는 드러나게 될 것인데도

 

옆 단지들이 동등하고 공평한 조건으로 통합리모델링 하는 것을 받아들일 것인지는

 

1차, 2차, 3차 상황도 같이 봐야 하겠습니다. 

 

1차와 2차의 경우 가용부지가 꽤나 되는데다

 

ㄱ자로 여러 개의 동이 배치되어 있어 가로로의 확장가능성이 있고

 

별동증축의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습니다.

 

3차의 경우 어린이집 이슈가 있겠으나 동이 여러 개이고 5차보다 가용부지가 넓습니다.

 

단독추진의 가능성이 있지요.

 

 

 

"난 나혼자 해도 되는데 넌 안 되지?" 라는 조건 속에서

 

1차, 2차, 3차, 5차의 리모델링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시화될수록

 

5차는 상대적으로 을의 입장을 갖게 될 수밖에 없고,

 

통합리모델링이 추진된다 하더라도 끌려다니는 리모델링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지금은 잘 드러나지 않지만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신도림 우성 5차가 단독 리모델링을 한다면 최근의 세대당 주차수를 감안하여

 

지하주차장도 최소 3층까지는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상술한 리모델링 목적 3번)

 

안 그래도 땅이 부족해서 현재의 건부지 외의 땅은 되는대로 몽땅 영끌해서 파들어가야 할텐데, 

(위 그림의 파란박스에서 초록박스를 제한 부분)

 

이 경우 지하토공사공법상 흙막이 지지대 역할을 하는 어스 앙카(Earth Anchor)가 인접한 단지의 부지를 침해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통합리모델링으로 같은 배를 타기로 했으면 모를까,

 

따로살림하기로 한 단지라면 무상으로 점용허가를 받아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결국 5차가 다른 단지에 부지점용허가와 관련한 아쉬운 소리를 하게 될 입장이고

 

이는 '끌려다니는 리모델링' 을 촉발하는 또 하나의 요인인 것입니다.

 

 

 

신도림 우성 1ㆍ2ㆍ5차 통합 리모델링 추진

서울 신도림 우성 1, 2, 5차 리모델링 사업에 통합 바람이 불고 있다. 각 단지별로 시공사 선정 절차 진행하면서, 하나의 건설사를 시공사로 선정해 대형 단지 이미지로 조성하겠다는 전략이다.

www.dnews.co.kr

금년 4월까지만 해도 신도림우성 1차, 2차, 5차는 한 배를 탔다고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서울형 리모델링’ 신도림우성 1·2차 GS건설 단독입찰

[서울경제TV=지혜진기자]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인 구로구 신도림우성1차와 2차 입찰에 GS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했다.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2시와 3시 각각 열린 신도림우성1차와 2

www.sentv.co.kr

그런데 웬걸? 신도림우성 1차와 2차의 시공사 선정 입찰에는

 

GS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하였으나,

 

5차에는 어느 시공사도 입찰하지 않았습니다.

 

 

 

1차와 2차는 먼저 배를 타고 떠났으니, 5차에게는 이제 3차만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과연 3차와 5차 간에는 어떤 논의가 오갈지 궁금해집니다.

 

3차에 걸려있는 이 현수막을 보건대는

 

3차+5차 통합 리모델링 추진이 쉽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 각 지자체에서는 최근 리모델링 사업 활성화를 위하여

 

시 예산으로 리모델링에 필요한 안전진단비용을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동의 개수마다 다르지만 안전진단에 단지당 1~2억 원 정도는 들어가는 것이 보통인데,

 

안전진단은 리모델링 사업의 극초기 단계라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리모델링을 위해 안전진단비용을 기꺼이 부담하려는 소유주가 적습니다.

 

 

리모델링이 가능한지, 아니면 진단결과상 재건축을 해야 하는지 파악이 되어야 그 다음 단계가 진행이 될 텐데

 

누가 봐도 노른자땅인 강남 등지의 아파트가 아닌 바에야 이 초기비용을 발벗고 나서서 부담하려는 소유주가 없으니

 

건물이 그냥 낡은 상태로 방치되고 맙니다.

 

따라서 지자체에서 '여기는 재건축은 애매하고 리모델링은 될 것 같다' 싶은 단지에 2억 원 정도의 마중물을 들이부어 주는 것입니다.

서울시의 경우에도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사업' 이라는 이름 아래

 

2021년부터 연례반복으로 2억 7천만 원씩의 안전진단비용 지원예산을 편성하였습니다.

 

그런데 신도림우성 1차, 2차, 3차는 모두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사업에 선정되는 쾌거를 누렸지만

 

5차만은 아직 선정되지 못하였습니다.

 

안전진단비용 시 예산지원은 일종의 꿀통(?)이기 때문에 진정 리모델링을 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놓쳐서는 안 됩니다.

 

연례반복행사이므로 추가적인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바, 조합에서 꼭 챙겨먹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GTX-D가 신도림역에 들어서는 것도 있고 해서,

 

교통호재 때문에 신도림우성5차 매수를 검토한다고 하면 일면 타당한 판단이겠습니다만

 

리모델링 호재를 바라보고 매수를 들어가는 것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호갱노노 등의 후기를 보면 시공사만 선정되면 3년 이후에는 이주 시작하고 착공 들어갈 것처럼 리뷰한 글들이 있지만

 

3년은 다음의 비현실적인 2개 전제를 기반으로 해야만 가능한 시간입니다.

 

1. 조합 집행부가 독단적이면서도 매우 신속한 방식으로 일처리를 하는데

2. 조합원이 이에 대하여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고 동의해줘야 함

 

리모델링 관련 아젠다만 당장 추려보더라도

 

1. 수평증축이냐 수직증축이냐

2. 평면은 어떻게 구성하는 것이 좋으냐

3. 평면도가 세대 간에 공평하냐

4. 어느 세대를 이전시킬 것이냐

5. (있다면) 어린이집이랑 상가는 어떻게 처리하느냐

6. 영끌해서 매수한 사람들 이주비랑 분담금은 어찌하느냐

7. 다주택자 대출은 시공사에서 어떻게 처리해줄 수 있느냐

8. 평형에 따라서 분담금은 어떻게 나눠내는 것이 공평하냐

9. 재건축파 등 반대파를 어떻게 제압해내느냐

 

등 무수히 많은 난관과 난제가 있습니다.

 

단순행정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은 뺀 것입니다.

 

수직증축을 택한다면 여기에 2차 안전진단 등 추가절차가 포함됩니다.

 

 

시간적 비용 말고 순수 금전적 비용, 즉 분담금도 고려해보셔야 합니다.

 

리모델링 아파트들을 분석해오면서 생긴 개인 판단에 따라 대략적으로 예측하건대,

 

23평짜리는 30평이 되기 위해 분담금 3억,

 

31평짜리는 40평이 되기 위해 분담금 4억 정도는 부담해야 할 것입니다.

 

(2021년 기준)

 

이상 신도림우성5차 임장기 및 분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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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 황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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