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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식소행/냉면

[면식수행] 내돈내산 냉면 리뷰 (7) - 을지로 우래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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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와 게임, 그리고 면을 좋아하는 친구 셋이 모여서

 

평양냉면을 먹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제가 안 가본 곳을 가보고 싶다고 해서,

 

을지로의 우래옥으로 정했습니다.

 

우래옥은 을지로4가역 5호선 4번출구 인근에 위치해 있습니다.

 

 

오전에 흙을 묻혀 가며 승마를 이미 하고 온 데다가

 

비가 점점 더 많이 와서 몸이 무거웠지만,

 

이런 날이야말로 무히려 면을 먹기에 알맞은 날입니다 ~.~

 

중구의 여느 식당이 그렇듯이 점심, 특히 평일 점심 때마다

 

엄청난 인파를 감당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식당 바로 앞에 전용주차장이 상당한 규모로 자리해 있습니다.

 

 

처음 가본 우래옥의 외관은

 

오래된 식당의 포스를 잃지 않으면서도 낡아 보이지 않는 것이

 

꽤 그럴듯합니다ㅋㅋ

 

나중에 찾아보니 又(또 우) 來(올 래) 屋(집 옥)은

 

'또 오고 싶은 집' 의 뜻이 있다고 합니다.

 

 

서울특별시와 서울연구원이 진행한 '서울미래유산' 마크는 물론이고,

 

자치구가 인증한 모범음식점이며 위생등급 AA(?),

 

남포면옥과 정인면옥 등 이름난 냉면집이라면 없어서는 안 될 미슐랭가이드 등

 

이것저것 인증이 많이 붙어 있습니다.

 

약간 이런 느낌이긴 한데...

 

 

 

연잎에 밥 싸두고...
창호지 대신 유리
이건 좀 갈비집 같음;;

홀 내부는 이런 느낌입니다.

 

창문 인테리어와 연꽃 그림이 마음에 듭니다.

 

남포면옥과 비슷하면서도 통일성 있는 인테리어 느낌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잘 안 보이니까 확대를 좀 하자면

 

여전히 안보이네...;; ㅋㅋ

 

걸려 있는 현판을 보니 우래옥은 무려 1946년 11월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냉면집이라고 합니다.

 

 

 

장사가 얼마나 잘되면 전화번호를 2개를 쓰는군요...

 

저녁시간에 방문했음에도 불구,

 

10분만 늦게 왔더라면 저희도 대기라인에 서야 했을 뻔했습니다.

 

 

메뉴판의 모양도 특색이 있습니다.

 

세 명이서 왔으니 일단 평양냉면 3개를 시키고,

 

불고기 2인분을 추가로 주문하기로 했습니다.

 

평양냉면이 14,000원으로 다른 평냉집보다도 약간 더 비쌉니다.

 

 

 

참고로 우래옥은 요리류를 시키지 않고 식사류 메뉴만 시키면

 

선결제를 해주셔야 합니다. 

 

냉면만 한그릇 후딱 먹고 가는 손님이 워낙 많은

 

점심시간대를 고려해서 만든 규칙일 것입니다.

 

후불로 했다간 계산하겠다고도 줄 서야 할 판국이니;;

 

 

 

불고기를 시키니깐 구이용 화로 뚜껑이 열렸습니다.

 

구리로 만든 그릴로 보입니다.

 

 

 

불고기의 양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채썬 대파 몇 점과 양송이버섯을 곁들여 굽습니다.

 

 

불고기를 시키니 밑반찬이 풍족하게 나옵니다.

 

배추김치 / 무김치 / 물김치 / 부추+양배추 입니다.

 

배추김치와 물김치는 간이 좀 강하다는 느낌이 있었고,

 

특히 배추김치는 젓갈류의 향이 강하게 났습니다.

 

무김치는 냉면과 함께하기에 적절한 간과 맛이었습니다.

 

 

 

면수에서는 곡식의 구수한 향이 강하게 나서,

 

면수라기보다는 메밀차라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을지로 우래옥 평양냉면 (14,000원)

비주얼이 특이한 우래옥의 평양냉면(14,000원)입니다. 

 

비싸긴 하지만 그릇도 예쁘고 인테리어도 예쁘고 하니...

 

우래옥의 평양냉면은 들은 바로는

 

입문자들이 접하기 좋다는 평양냉면 중의 하나로 꼽힌다고 합니다. 

(우래옥, 정인면옥, 봉피양)

 

 

 

고명으로는 채썬 배, 편육, 무, 그리고 배추 백김치가 들어갑니다.

 

국물 색을 보니 고기육수이고 동치미 계열은 아닌 듯했습니다.

 

 

 

특히 배가 많이 들어가 있는데,

 

이전에 올렸던 남포면옥에서와 같이 

 

보통은 동치미 육수일 때에 배를 많이 넣어야 합이 잘 맞을 것입니다.

 

 

[면식수행] 내돈내산 냉면 리뷰 (4) - 을지로 남포면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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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밤매니아 고종 황제도 배가 많이 들어간 냉면을 즐겨 먹었다죠?

 

고종 황제가 먹던 냉면도 고기 육수가 아니라 동치미 국물을 쓴 것입니다.

 

 

 

우래옥의 면은 상당히 얇습니다.

 

물론 고깃집냉면만큼 얇은 것은 아니고,

 

남포면옥 정도의 두께 느낌입니다.

 

 

 

메밀면 특유의 거무튀튀한 점들이 섞여 있습니다.

 

면맛을 먼저 보기 위해서 풀어헤치기 전에 한입 해봤습니다.

 

면은 툭툭 끊어지는 식감이 아니고 꽤나 탄성이 있습니다.

 

 

 

보통 평양냉면은 면을 풀지 않으면 육수가 거의 배지 않아 

 

간이 많이 들지 않은 면맛 자체를 느낄 수가 있는데,

 

우래옥의 경우에는 면을 풀지 않고 집어올렸음에도 면에서 짠맛과 육향이 강하게 났습니다.

 

때문에 면수를 한 잔 할 때와는 달리 메밀향은 거의 느끼지 못했습니다.

 

 

 

뭐지 싶어서 국물을 한 입 해보니 엄청난 육향과 아지노모도 급의 감칠맛이 몰려오고,

 

그 감칠맛에 지지 않는 짠맛이 혀를 옥죄는 듯했습니다.

 

평양냉면 하면 생각나는 밍숭맹숭한 맛과는 엄청난 거리가 있습니다.

 

그러니 면을 풀지 않았음에도 면에서 육향과 짠맛이 났겠지요 ㅋㅋ

 

 

'아 이래서 입문자들이 여기부터 평양냉면 시작하는 게 좋다'라고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국물 간은 기본적으로는 소금간인데, 뒤끝에서 '음 뭐지?' 싶을 정도로 살짝 간장의 향이 납니다.

 

 

 

위 사진들에서는 배 외의 다른 고명, 특히 고기가 안 보이는데

 

비싼 만큼 다른 고명들도 제법 넉넉하고 풍성하게 들어있는 편입니다.

 

편육도 네다섯 점이나 되고 무도 적지 않으며, 특히 백김치가 엄청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무와 고기는 당연히 강한 고기육향 냉면에 잘 어울리고, 

 

배도 면과의 어울림이 그리 나쁘지는 않습니다.

 

다만 배가 좀 많이 달아서

 

이정도로 당도가 높은 배를 쓸 것이면 동치미국물 베이스로 하거나,

 

아니면 당도가 좀 덜한 배를 쓰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백김치는 좀 에러입니다.

 

아니 솔직히 백김치라기보다는 '씻은 배추김치'에 가깝습니다.

 

뭔가 약간 묵은내가 나면서, 흐물흐물한게 숙성이 너무 오래되었는지

 

아삭하고 상큼하고 달디단 배와도 맞지 않고, 

 

고기국물의 육향과도 잘 맞지 않고,

 

차라리 그냥 무만 쓰는게 낫겠다 싶었습니다.

 

 

 

김치+무+배+고기 갖은 고명과 함께 면을 한 입 했는데

 

그냥 김치는 빠졌으면 더 조화로울 뻔했습니다.

 

일단 고기+배와 함께 면을 씹는 맛 자체는 육향이 넘쳐서 되게 좋네요.

 

 

 

점심을 늦게 먹은 탓도 있지만

 

이날은 완면에 실패했습니다...

 

먹을수록 밑바닥에 쌓여 있는 김치들과 고춧가루들이 트롤링을 하네요.

 

육수 자체는 육향이 강해서 계속 먹고싶어지는 육수인데, 간이 너무 세서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이 국물을 다 마셨다간 라면 2봉지 수준의 염분을 섭취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을지로 우래옥에서 특별히 집중해야 할 냉면맛의 요소로는
1. 무조건 고기의 육향과 짠맛으로 승부보는 국물

2. 배+고기+면의 궁합

3. 백김치의 맛에 유의할 것

 

여태까지 리뷰하러 가본 곳 중 우래옥과 가장 유사한 냉면집이라면,

 

평안도상원냉면이 가장 비슷하다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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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히려 맛의 균형점이 평안도상원냉면보다도 깨져 있는 듯했습니다.

 

먹을 때만 육향과 짠맛이 팍팍 나고, 딱 식당을 나설 때쯤에는 육향이 입안에서 개운하게 사라져 줘야 하는데

 

식당을 나와서도 한참 뒷맛과 향이 입안에서 찝찌름하게 느껴졌습니다.

 

을지면옥이나 필동면옥처럼 대파를 쓴 것도 아닌데 왜 이렇지...?

 

 

제 별점은요,
 
★★★★★☆☆☆☆☆+@
 
5.5/10

 

 

 

 

 

 

참, 불고기는 맛있습니다.

 

고급지고 기름진 맛이 납니다.

 

그냥 냉면 말고 불고기에 밥이랑 먹을 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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