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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코린이일기

[코린이일기] 가상화폐 MVL (Mass Vehicle Ledger) 투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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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을 바라보고 장투를 했는데 제대로 수익을 내지도 못하고 떠나보낸 암호화폐가 있다.

 

엠블이다.

하꼬 거래소로 평가받는 '캐셔레스트'를 벗어나 '후오비코리아'로 갔다가, 업비트 BTC마켓으로 진출한 지 얼마 안되어 원화상장까지 되고, 그 이후에도 엄청난 불장 축포를 쏘아올리는 화제의 코인이다.

 

엠블 ICO의 경우 2018.04.26부터 프리세일에 들어가서, 87억 개 판매를 목표로 1ETH당 240,000MVL을 지급하였으니 당시 시세를 고려하면 MVL 1개당 3원 정도에 구입하는 셈이 된다.

총발행량은 300억 개였으며, 발행이 급격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2018~2019년 코인 대암흑기 동안 가격은 열토막이 나서 0.3원대에 들어서게 된다.

 

지금은 MVL을 상장폐지한 캐셔레스트에서의 거래기록

시총이 20~30억밖에 되지 않게 된 걸 보고 내가 예상한 시나리오는

 

1. 훗날 다시 알트코인 불장이 왔을 때 거래소에 무관하게 최소 1원 이상으로 튈 것이며

2. 재수가 좋아 업비트나 빗썸에 간다면 5원~7원에서도 매도가 가능할 타이밍이 올 수 있고

3. 만약 실체 있는 사업까지 추진하여 바이낸스를 가버린다면 10원~20원에서의 거래가 형성될 수도 있겠다

 

라고 판단해서 2019년 3월부터 5월까지 꾸준히 100만원 200만원씩 매집하기로 하였다.

 

엠블은 업비트에 가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1원 밑을 기고 있었기 때문에, 매집하기에는 최적의 환경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는 우수한 전략이었다. 시나리오 1과 2는 예측대로 정확히 달성되었다.

그러나 나는 그 열매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주택구입자금이 필요해서 중도에 하차해야 했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3까지는 제발 내가 다시 MVL 매집할 자금적 여력과, 차트상 횡보구간이 주어지기 전에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며 버스가 슝 떠난다면 배가 무진장 아플 것 같다.

 

업비트의 MVL 상장 공지 - 2020.10
원화상장빨

엠블은 2020년 10월 14일 업비트 BTC마켓 상장을 이뤄낸 지 단 일주일만에 원화마켓에 입성해버리며 2.7원에 이르는 상장빔을 발사하였다.

캐셔레스트 하꼬 거래소에서마저 상장폐지당하고 준 하꼬인 후오비코리아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지난한 1년~1년반의 세월이었는데, 이를 설욕하듯 2원을 뚫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나는 5~7원까지는 기회가 올 것이라 판단해서 업비트에 MVL을 입금해놓고도 이때는 팔지 않았는데, 급히 그 다음날/다다음날에 주택구입자금에 엠블투자금을 동원해야 하는 상황이 와서(세낀 매물의 갭이 생각보다 커짐 : 반전세매물) 눈물을 머금고 다음과 같이 판매하게 되었다.

 

MVL 매매기록표

5원에 팔았다면 1억 넘게 먹을 것을 긴급한 자금상의 필요가 4천짜리 수익실현으로 그치게 한 것이다. 물론 1년 반 정도의 투자를 통해 약 300%의 수익을 올렸으니 불만은 없다. 

다만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말한 것처럼 예측이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순간은 그 열매가 내 것이 되는 쾌감으로 다가와야 하는데 이건 간만에 시나리오 예측은 잘 해놓고 중간에 팔아야 해서 열매를 반도 건지지를 못했으니 그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리고 예측은 생각보다 빨리 실현되었는데, 불과 12월 초에 5.7원을 찍어버린 것이다. 하...

 

은을 3배로 추종하는 ETN 상품인 USLV

예전에도 이런 실수를 반복한 적이 있다. 나는 은이 온스당 20달러는 돌파할 것이라고 보고, 2019년 하반기부터 은에 투자해왔다. 그런데 그냥 은에 투자한 것이 아니고 은값을 3배로 추종하는 USLV라는 레버리지 ETN을 사서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2019년 여름에는 성과가 좋았다. 700~800 이익을 실현해 나스닥에도 배분하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먹었다.

그러나 2019년 말 다시 매집을 시작했을 때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자산이 다 시장에 집어던져지며 3월 대폭락이 일어났고, 은값 낙폭의 3배로 폭락하는 USLV를 바라보며 내 멘탈은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손절버튼을 눌렀다.

 

하반기부터 정말로 은이 온스당 20원을 넘었으며 나는 우뚝 솟은 은값 양봉을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 했다.

 

사후에 살펴봤을 때 결론은 예측한대로 실현되어 정답을 맞췄다 하더라도

1. 갑자기 긴급하게 큰돈 나갈 일이 생기거나

2. 레버리지를 많이 써서 시장변동성이 클 경우 리스크 감당이 안되면

그 과정에서 누려야 할 이득을 못 누리거나 입어야 할 손해보다 더 큰 손해를 보는 경우가 왕왕 일어난다.

 

이걸 알면서도 내가 자꾸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을 보면 욕심이 지능을 가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스스로 반성하는 의미를 담기 위해서라도 코린이일기를 이렇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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