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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식소행/냉면

[면식수행] 내돈내산 냉면 리뷰 (8) - 판교역 광화문국밥 판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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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에 야근하는 삶이 억울해서 ㅠ

 

멘탈관리를 위해 법카로 평양냉면을 먹기로 했습니다~

 

판교역 알파돔타워에 위치한 '광화문국밥 판교점' 입니다.

 

 

광화문국밥 본점은 당연히 광화문 근처인 서울시 중구에 있고,

 

워낙 국밥이나 돼지수육 맛이 좋아서 여기저기 체인을 내놓은 듯합니다.

 

평소에 팀원들과 급히 점심을 빨리 먹어야 할 때 돼지국밥 후루룩 먹는 곳으로만 몇 번 왔는데, 

 

메뉴판에 있는 평양냉면을 시키고 싶어도 "그거 오래걸려~" 때문에 눈치보이던 상황...

 

불금 풀야근 혼밥은 눈치볼 일이 없습니다!

 

광화문국밥 판교점 메뉴판입니다.

 

갈비찜, 순대, 어복쟁반 등 소와 돼지에 관련한 다양한 메뉴들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저기 적힌 조언대로, 국밥을 시키셨다면 다데기는 아예 넣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먹어보니 워낙 맑은곰탕 스타일의 돼지국밥이라, 

 

소금간 + 약간의 새우젓 이외의 모든 양념은 다 맛의 균형을 깨뜨립니다.

 

새우젓도 직접 넣는 것보다 돼지국밥 건더기를 찍어 먹는 용도로 사용하는 편이 낫습니다.

 

 

이 집의 특징이라면 "그 돈이면 차라리 뜨끈~한 국밥 사먹고 말지" 용례에 등장하는 흔한 국밥집 이미지와는 다르게

 

수저 세트가 종이에 포장되어 서빙된다는 점입니다.

 

미슐랭 가이드에 등재된 집이다보니

 

'우리는 그냥 양파고추부추 한접시 내주고 수저 물 셀프인 국밥집이랑 달라' 라고 선을 긋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광화문국밥 판교점 홀.

 

불금의 판교 업무지구는 썰렁합니다

 

 

백김치와 무김치입니다.

 

백김치는 좀 짰고, 무김치는 간이 적당하면서 무김치 특유의 향이 나서 좋았습니다.

 

 

광화문국밥 판교점 평양냉면 (12,500원)

소문대로 오래 기다려서, 한 10분 ~ 15분 이상?

 

평양냉면이 나왔습니다.

 

엄청 정갈하고 깨끗해 보이는 비주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면이 곱빼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양도 제법 많습니다.

 

면의 색도 옅은 편입니다.

 

'메밀면, 특히 메밀 순면은 검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는데,

 

메밀면이 검게 되는 것은 메밀껍질 도정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메밀은 껍질은 검지만 속살은 하얗습니다.

 

때문에 도정을 제대로 한 메밀로 면을 뽑으면 면이 희게 나옵니다.

 

흰 면에, 간혹가다 섞여 들어간 메밀 껍질로 인한 검은 점이 알알이 박혀 있는 면이

 

제대로 도정된 '메밀 순면' 입니다.

 

물론 태우거나 볶은 메밀을 제면 과정에 활용한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계란지단과 대파 조각 하나로 장식하는 고명이 인상적이네요.

 

 

육수도 엄청 맑습니다.

 

순면에는 역시 맑은 육수가 어울리죠

 

면은 뭔가 겉보기에도 미끈미끈한 비주얼을 지녔습니다.

 

두께는 약간 두꺼운 편입니다.

 

애초에 메밀 100% 순면을 얇게 제면하기가 어렵기도 합니다.

 

국물에 풀기 전에 한 입 해보니,

 

순면답게 그야말로 압도적인 메밀의 향이 입안에서 느껴집니다.

 

지난번에 갔던 우래옥에서는 면이 맛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었는데,

 

광화문국밥의 이 냉면은 그럴 것 같지가 않습니다. 

 

 

면을 풀어놓고 보니까 양이 진짜 많네요..

 

다만 문제가 있습니다.

 

국물을 한입 해보니, 향이 거의 없습니다.

 

동치미 맛도 안나고 고기 냄새도 거의 안 납니다.

 

심지어 간도 엄청 약해요.

 

이런 '약한 육수' 는 순면 메밀 향을 즐기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사실 메밀면을 먹으러 온 것이 아니라 평양냉면을 즐기러 온 것이잖아요?

 

맛의 조화로움보다는 '면 빼고 나머지는 다 메밀향 들러리야' 라고 정의내려진 냉면인 듯해서 아쉬웠습니다.

 

 

고명으로는 얇게 썬 소고기 편육과 돼지고기 수육이 각 2점씩 올라가고,

 

밑반찬으로 나온 배추 백김치와 무김치가 올라갑니다.

 

위에서 보셨던 노른자 계란지단과 대파 1조각은 덤입니다.

 

 

돼지국밥에도 활용되는 돼지고기.

 

살코기 부위로 약간 퍽퍽한 식감을 지녔지만

 

돼지고기다운 쿰쿰하고 은근한 육향을 지녔습니다.

 

소고기 편육만큼은 아니지만 메밀 순면과도 잘 어울립니다.

 

 

소고기 편육은 한 점은 그냥 씹으면서 육수에서 충족시켜주지 못한 육향을 즐기고,

 

한 점은 메밀 순면과의 조화로운 맛을 즐겼습니다.

 

 

어느 정도 먹고 나니, 메밀 순면의 특성이 더 두드러졌습니다.

 

'약한 육수'에 면에서 우러나온 전분이 섞여서 희미한 육향마저도 아예 가려져버린 것입니다.

 

국물을 떠먹어도 향도 없고 간도 없습니다.

 

식초를 뿌리면 뭔가 살아나지 않을까 싶어서 약간 쳐봤는데,

 

그냥 '신 국물' 과 '신 면'이 되고 별다른 감칠맛이나 향이 살아나지는 않습니다.

 

 

오늘도 완면은 하지 않았습니다.

 

국물을 다 마실 수는 있는데, 밍밍한 맹물을 먹어서 뭐하리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안 마셨습니다.

 

 

 

전반적으로 직전에 다녀온 을지로 우래옥과 완전히 상반되는 평양냉면이었습니다.

 

우래옥이 너무 간이 세고 육향이 짙어서 탈이었다면,

 

광화문국밥은 간이 거의 없고 육향이 메밀에 아예 가려져서 아쉬움을 남기는 집이었습니다.

 

다만 메밀향 하나만큼은 정말 인정할 수밖에 없는 냉면이었네요.

 

 

광화문국밥 판교점에서 특별히 집중해야 할 냉면맛의 요소로는
1. 순면, 순면, 순면의 압도적인 메밀향

2. 더블로 즐기는 소고기 + 돼지고기 고명

3. 국물 맛은 면 풀기 전에 미리미리 맛보기

 

 

제 별점은요,
 
★★★★★★☆☆☆☆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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